마켓파일럿 칼럼 · 국내 보도자료 1편

보도자료 작성법과 양식

보도자료가 어려운 이유는 글솜씨 때문이 아니에요. 평소 쓰던 글과 목적이 정반대라서예요.

상세페이지나 SNS는 읽는 사람을 설득하려고 써요. 그래서 좋은 말을 앞에 배치하고 결론을 뒤에 둬요. 보도자료는 반대예요. 읽는 사람이 기자이고, 기자는 설득당하러 오지 않았어요. "이게 기사가 될 사실인가"만 30초 안에 판단해요.

그래서 규칙이 하나예요. 사실을 먼저, 수식을 나중에.

역피라미드: 위에서 잘라도 말이 되게

기사 문장은 위가 무겁고 아래로 갈수록 가벼워요. 지면이 모자라면 아래부터 자르기 때문이에요. 보도자료도 같은 모양으로 써야 편집을 거쳐도 뜻이 안 무너져요.

순서넣을 것분량 감각
제목누가 무엇을 했는지 한 문장25~40자
리드(첫 문단)5W1H를 압축. 여기만 읽어도 사실이 전달돼야 함2~3문장
본문 1구체적 수치·일정·규모3~4문장
본문 2대표 인용문2~3문장
본문 3회사 소개, 향후 계획2~3문장
문의담당자·연락처·홈페이지1~2줄
자가 진단법

쓴 다음 두 번째 문단부터 통째로 지워보세요. 남은 제목과 리드만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달되면 구조가 잡힌 거예요. 안 되면 리드에 사실이 아니라 수식이 들어가 있는 거예요.

제목: 형용사를 빼면 남는 것

제목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평가를 넣는 것이에요.

안 되는 제목고친 제목
혁신적인 AI 솔루션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OO평가만 있고 사실이 없음OO, 소상공인용 AI 마케팅 도구 출시
고객 만족도 최고의 OO 카페, 새로운 도약'최고'는 근거 불명OO 카페, 2호점 성수동 오픈
업계 최초 기술 적용한 OO의 놀라운 성과'최초'는 입증 책임이 따름OO, 신규 기술 특허 등록

공식은 단순해요.

주체 + 무엇을 + 했다

날짜·수치·고유명사가 들어가면 대체로 좋은 제목이에요. ~하는, ~한 같은 관형어로 회사를 꾸미기 시작하면 대체로 나쁜 제목이에요.

리드: 첫 두 문장에 5W1H

리드는 기사 전체의 요약본이에요. 포털 뉴스 목록에 딸려 나오는 것도 대개 리드 첫 문장이라, 여기가 약하면 클릭이 안 일어나요.

들어가야 하는 것:

예시로 비교해볼게요.

약한 리드

OO는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결과, 이번에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게 되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도 안 나와요. 기자 입장에서 쓸 수 있는 정보가 0이에요.

고친 리드

마케팅 플랫폼 OO(대표 김OO)는 8월 30일 소상공인 전용 AI 마케팅 진단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매장명만 입력하면 네이버 지도 노출 순위와 리뷰 상태를 무료로 분석해주는 서비스로, 출시 첫 주 2,400개 매장이 이용했다.

날짜·서비스명·기능·수치가 다 들어갔어요. 이 두 문장만으로 기사 한 꼭지가 나와요.

인용문: 왜 넣어야 하나

대표 인용문은 장식이 아니에요. 기사에서 유일하게 주관적 표현이 허용되는 자리예요. 본문에 "혁신적"이라고 쓰면 광고지만, 대표가 "혁신적이라고 본다"고 말한 걸 인용하면 사실 보도가 돼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전부 인용문으로 밀어 넣는 게 맞아요.

OO 대표는 "소상공인 열 곳 중 아홉 곳이 마케팅 담당자 없이 사장님 혼자 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매장 1만 곳 진단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인용문에 넣으면 좋은 것: 배경 문제의식, 차별점에 대한 주관적 평가, 향후 목표·계획.

그대로 채워 쓰는 템플릿

[제목] (주체) + (무엇을) + (했다)  : 25~40자
[부제] 보충 사실 한 줄 (선택)

(회사명)(대표 OOO)은 (날짜) (무엇을) (했다)고 (밝혔다).
(그것이 무엇인지 한 문장 설명). (관련 수치나 규모).

(구체적 내용 1: 언제부터, 어디서, 얼마에, 어떤 방식으로)
(구체적 내용 2: 기존과 무엇이 다른지: 사실 기준으로)

(회사명) (직함) (이름)은 "(배경·문제의식)"이라며
"(향후 계획·목표)"라고 말했다.

(회사명)은 (설립연도)에 설립된 (업종) 기업으로,
(대표 실적·규모 한 줄)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담당자명) / (연락처) / (이메일)

분량은 500~2,000자가 무난해요. 너무 짧으면 기사로 다듬을 재료가 부족하고, 너무 길면 어차피 잘려요. 배포 대행을 쓰는 경우 매체가 요구하는 최소 분량이 있는 경우가 많으니 원고를 미리 넉넉히 잡아두는 게 좋아요.

사진은 원고만큼 중요해요

사진 없는 보도자료는 게재율이 눈에 띄게 떨어져요. 매체 입장에서 지면이 허전해지거든요. 제품 단독 컷보다 사람·현장이 함께 나온 가로형 사진이 잘 쓰여요. 로고만 있는 이미지는 거의 안 쓰여요.

기자가 가장 먼저 지우는 문장 7가지

실제로 편집 과정에서 첫 번째로 삭제되는 표현들이에요. 쓰지 않으면 그만큼 본문이 살아남아요.

  1. "업계 최초", "국내 유일": 입증 자료를 요구받거나 통째로 삭제돼요
  2. "최고의", "최상의", "완벽한": 근거 없는 최상급은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어요
  3. "많은 고객들이 만족하고 있다": 출처 없는 만족도는 사실이 아니에요
  4. "혁신적인", "차별화된": 평가어. 인용문으로 옮기면 살아요
  5. "~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체 없는 기대는 기자가 쓰는 표현이지 회사가 쓰는 표현이 아니에요
  6. "저희", "당사": 기사는 3인칭이에요. 회사명을 그대로 쓰세요
  7. "문의 주시면 상담해드립니다": 광고 문구예요. 기사 본문에 들어가면 기사형 광고로 분류될 여지가 커져요

발행 전 최종 체크

원고는 썼는데, 어디에 내야 할지 모르겠다면

등급이 왜 갈리는지, 9만 원 매체와 49만 원 매체가 뭐가 다른지 2편에서 단가 기준으로 정리했어요.

2편. 배포 비용 구조 보기

자주 묻는 것

Q. 보도자료 양식(HWP·워드)이 따로 있나요

정해진 서식은 없어요. 매체가 요구하는 건 파일 형식이 아니라 본문 텍스트예요. 위 템플릿을 메모장에 그대로 써도 아무 문제 없어요. 배포 대행을 쓰는 경우 텍스트를 그대로 붙여넣게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Q. 몇 자로 써야 하나요

5002,000자를 권해요. 원고지 510매 정도예요. 사진 1장을 같이 준비하면 게재 품질이 올라가요.

Q. "~했다" 기사체로 꼭 써야 하나요

네. "~합니다"체로 보내면 매체가 전부 고쳐야 해서 반려되거나 대폭 축약돼요. 처음부터 기사체로 쓰면 원문이 그대로 살아남을 확률이 올라가요.

Q. 뉴스거리가 없는데 어떻게 하나요

"회사를 소개합니다"는 기사가 안 돼요. 대신 대부분의 회사에 각은 하나씩 있어요. 신규 서비스·기능 출시, 지점·매장 오픈, 누적 이용자·거래액 같은 수치 달성, 기관·기업과의 협약, 정부지원사업 선정, 수상·인증 획득, 전시·박람회 참가 같은 것들이요. 이 중 하나를 골라 날짜를 붙이면 기사 형태가 나와요.

Q. 원고를 AI로 써도 되나요

초안 잡는 용도로는 좋아요. 다만 AI는 없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지어내요. 수치·날짜·인용문은 반드시 사람이 검증해야 해요. 실제로 반려 사유 중 상당수가 "확인되지 않는 수치"예요. 초안을 받고 사실만 남기는 방식으로 쓰세요.

Q. 같은 원고를 여러 매체에 보내도 되나요

일반적인 배포 방식이에요. 다만 매체마다 편집 방침이 달라서 제목이나 분량이 조금씩 달라져요. 완전히 동일한 문장이 여러 곳에 그대로 실리는 경우도 있는데, 검색 노출 측면에서는 매체 수만큼 결과 페이지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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